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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첫눈을 맞이하며...

人生雜談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각이 오전 6시 50분이다.
일찍감치 회사에 출근해서 PC 앞에 앉았다.

평소같으면 6시 30분쯤 헬스클럽에 가서 운동을 1시간정도 하고 회사로 왔겠지만 오늘은 회사에서 이른 아침부터 회의도 있고 어제 밤 내린 눈 때문에 차 막힐 것이 걱정되어서 바로 회사로 왔다.

2007년 첫눈!
어젯밤에 첫눈이 왔다. 내 기억에 있는 첫눈은 초겨울 오후쯤에 약간의 바람과 함께 살랑살랑 내리는 그런 눈이었다. 어릴 적에도 그랬고 커서도 그랬다. 그렇게 내리지 않은 때가 물론 있었겠지만 내 머리속에 저장하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내 기억의 첫눈은 따뜻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어제의 첫눈은 확실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제법 많은 양의 눈이 왔다. 눈은 눈이지만 사실 비와 바람을 함께 몰고온 진눈개비였다. 더구나 번개와 천둥도 함께 했다.

한 여름에 소나기처럼 번개와 머리위에서 치고 천둥이 쿵쿵 울리는 그러한 첫눈은 아마도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첫눈이 내린 후 밤 12시쯤 베란다로 주차장을 보았다. 자동차 앞유리에 눈이 제법 쌓여 있었다. 내일 아침에 무척 춥다라는 일기 예보가 있었지라 아침에 자동차 앞유리에 눈이 얼어붙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옷을 챙겨입고 자동차로 갔다. 눈이라도 미리 치워두면 아침에 시간 절약을 할 것 같아서였다.
눈을 어느정도 치우고 나서 주위를 잠시 둘러보니 눈사람이 하나 보였다. 그 늦은 시간에도 눈을 본 아이들이 2명 나와서 눈사람을 만들면서 올 겨울 첫눈을 마음껏 만끽하고 있었다.

참내~~ 내 신세라니....
아이들을 보면서 어느새 나이가 들어버린 내가 약간 서글프게(?) 느껴졌다.
첫눈인데... 그래도 첫눈인데... 저 아이들처럼 눈사람은 안 만들어도 무언가 겨울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어야 하는데... 내일 아침 출근길 걱정이나 하고 있다니.....
나이가 들면 현실적으로 변하나 보다.
그러고 싶지 않아도 내 머리속에서 그렇게 통제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내 어깨위에 있는 현실의 무게가 가슴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머리로만 생각하게 만드나 보다.

출근을 하면서 라디오를 들으니 여기저기 빙판길 사고소식이 많이 들렸다.
초가을에 발표한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올 겨울은 따뜻하고 큰 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가을이라고 불릴만한테 이처럼 눈이 오고 추운 것을 보면 기상청의 겨울예보도 빗나간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이렇게 조금만 눈이와도 여기저기서 교통사고가 난 소식을 들으면 올 겨울에도 많은 접촉사고가 나겠구나 하는 걱정도 든다.

어릴적 첫눈을 맞았던 여유로운 마음으로 운전을 하면 올 겨울은 사고없이 무사히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