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의 회사는 전자결재 시스템을 도입하여 각종 결재 및 주요 의사결정사항을 사내 인트라넷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모바일 오피스라 하여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여 이동중에도 회사 업무를 보도록 시행하는 회사도 생겼습니다.
그러다보니 속도,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진의 의지를 못 쫓아가는 중간간부급 임원들은 전자결재 사용법 익히라 모바일 결재하랴 이래저래 힘든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도 전자결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종 기안, 기획서, 휴가처리, 조직이동 등 주요안건을 정해진 결재라인에 따라 인트라넷의 전자결재를 이용하여 기안자에서부터 CEO까지 결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딱 한가지, 비용처리(법인카드 등)에 관한 것은 대면결재를 하고 있습니다.
상사입장에서는 전자결재보다 대면결재가 훨씬 편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사람입장에서 본 "상사가 대면결재의 좋아하는 이유"를 한번 꼽아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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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사의 권위를 마음놓고 부릴 수 있다.
대면결재의 가장 큰 장점일 것 입니다.
아랫사람을 앞에 떡 하니 세워놓고 하나씩 꼬치꼬치 물어가며 결재를 하는 모습.
이것처럼 상사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누구나 다 아는 내용도 한번 더 설명하라고 하질 않나....
오전에 같이 회의를 해서 결론난 내용을 정리했을 뿐인데도 "
누구의 생각이냐..., 이렇게 하면 정말로 되느냐..." 라는 둥 엄한 소리만 하지 않으면
그나마 좀 봐줄만 합니다.
2. 일을 하는 티를 낼 수 있다.
하루 종일 빈둥빈둥 놀다가도 결재 몇 건 처리하고 목과 어깨가 뻐근한 것 같이 이리 저리 돌리는 등
일을 하는 티를 팍팍 낼 수 있습니다.
특히, 결재는 퇴근 직전에 합니다. 아침부터 결재를 마치고 나면 할일이 없어지거든요. ㅎㅎㅎ
3. 아래 직원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사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래 사람들이 본인의 자리, 위치, 라인 등을 부러워할 것이라는 생각이죠.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사람들이 진정으로 존경하는 임원은 자기와 대화가 통하는 임원,
내 이야기를 좀 들어주는 임원들입니다.
토론이나 회의를 한다고 하고선 자기혼자 1~2시간을 떠드는 사람은 정말로 봐 주기 함듭니다.
저는 얼마전 TV에서 이런 사람을 보았습니다. ㅜ.ㅜ
4. 생(?)트집을 잡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받는 거 없이 괜히 미운 직원에게 아주 유용한 기회입니다.
결재를 일부러 늦게해서 기안자의 발을 동동 구르게 할 수도 있고
줄간이 안맞는다... 서식이 별로다.. 폰트가 안이쁘다 라는 별별 희안한 이유를 가지고
아래사람을 닥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오탈자라도 발견하는 날에는 아주 생사람을 잡죠.
내가 과거에는 안그랬다는 둥
요즘 직원들은 성의가 없다는 둥
이래저래 한두시간의 연설은 기본입니다. ㅜ.ㅜ
5. 대어를 낚는 낚시 못지 않은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결재 서류에 본인의 사인을 쓱쓱 하는 손맛은 아주 기분 좋을 것 입니다.
낚시도 이런 낚시가 없겠죠.약간 딴지스럽게 글을 썼습니다만무엇보다 모니터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하면서무언가 결정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회사원 모두가 임원결재란에 자기 사인을 쓱쓱 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