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아재의 솔직한 블로그

소주한잔으로 잊어버릴 수 있을까?

人生雜談

오늘 오전부터 패닉 상태입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모니터만 보고 있습니다.
Worry
Worry by Stuck in Custom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먼저 올린 포스트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프로젝트 제안서잘 쓰는 법)
추석을 포함한 근 한달여간을 정부 모기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 불철주야로 제안서 작업을 진행했었습니다.

마지막 단계로 어제 제안발표를 진행했고
나름대로 분위기가 좋아서 내심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오전에 그 결과가 통보되었습니다.
아까운 2등!!!! ㅜ.ㅜ

그동안 고객사 영업했던 영업대표의 타격이 가장 크고 제안서 준비를 했던 기획팀, 프리젠테이션을
담당했던 PM 등이 한동안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가 한숨만 푹푹 쉬었습니다.
영업대표는 바로 뛰쳐나갔는데.. 한강으로 달려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ㅜ.ㅜ

사업이라는게 참으로 어렵고도 오묘합니다.
거의 다 되었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는 수주가 안되거나 어렵고 막상 어려워도 대충 준비하는
프로젝트는 또 어이없게 수주하는 경우도 있구요.

개인적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준비도 많이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품질에 대해서도 자부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떨어지고 나니 많이 아프네요.

한동안 제안서 쓰는 거 쳐다보기도 싫을 것 같은데
또 다른 프로젝트의 제안마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오늘 저녁에 소주한잔 털어 넣고 다 잊어버리고.. 내일부터 새로운 제안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금액이 제법 커서 수주를 했으면 회사원으로써 "생명연장의 꿈"을 꿀 수 있었는데 말이죠. ㅎㅎㅎ

프로젝트 제안서 잘 쓰는 법

人生雜談
드디어 끝났습니다. ^^;
모 정부기관의 프로젝트 때문에 추석을 포함해서 약 2주이상을 제안서 작성에 매달렸는데
드디어 오늘 아침 10시에 모든 제안서 작업을 끝내고 인쇄물을 찾았습니다. Wow~~~~

몇 날 며칠동안 한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생각을 집중하고 문서를 쓰니 이것도 참 진 빠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포스트도 올리지 못하고 항상 방문하는 이웃 블로거의 글도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ㅜ.ㅜ
오늘 하루는 그동안 못했던 눈팅을 많이 해야 할 듯 하네요. ㅎㅎㅎ

사업규모가 크던 작던 제안서 작업을 힘든 작업입니다.
많은 양의 문서를 한번에 쓰고 베끼고 편집하고 오타교정하고 인쇄하는 작업을 단기간에 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도 많이 쓰고 몸도 많이 피곤합니다.

그러다보니 제안서를 잘 쓰기 위해서 나름대로 몇가지 방법들을 찾게 됩니다.

첫째,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 음료수, 과자 등을 항상 입에 달고 근무합니다.

제안서 작업은 업무시간 보단 주로 야간에 집중해서 쓰게 됩니다. 제안서 쓴다고 다른 고객이나 직원들이 봐 주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쏟아지는 졸을 쫓기 위해 꾸준히 입에 무언가를 넣고 작업을 합니다.
저같은 경우 커피를 주로 이용합니다. 다량의 커피를 홀짝 홀짝 마시며 제안서를 쓰면 그런대로 글빨이 먹히거든요. ^^;


다른 분들은 과자를 이용하기도 하고 콜라나 쥬스 같은 음료수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둘째, 머리를 잠시라도 식힐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합니다.


과거에 써던 제안서 내용을 활용할 땐 그야말로 복사-붙이기의 단순 작업을 하니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완전히 새 제안 내용을 작성해야 하는 경우는 머리에서 쥐가 납니다.

이럴 땐 잠시 머리를 식혀줄 뭔가를 찾게 되는데요. 요즘 저는 온라인 장기를 한판씩 둡니다. 짧은 경우 5분에서 10분안에 장기 한판이 끝나므로 아주 좋습니다. 물론 게임에서 이겨야 더욱 탄력이 받구요. 지게 되면 흐흐~~ 제안서고 뭐고 한판 더 둬야 합니다.



간혹 댄스 음악으로 머리를 시킬때도 있습니다.
카라의 미스터, 브아걸의 아부라카타부라 등등 요즘 유행음악을 들으며 몸을 살짝 흔들면 피로가 좀 가시죠.

셋째, 식사는 가능한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것으로 합니다.

머리를 많이 쓰는 작업이기도 하고 몇 날 며칠을 야근 혹은 철야를 해야 하므로 육체적으로도 피곤한 작업이다. 그래서, 먹을 때 만큼은 맛있고 영양이 좋은 것을 먹게 됩니다.
윗분들한테 당당하게 사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죠.
갈비탕, 삼계탕 같은 것은 기본이고 가끔씩 부페에 끌고가기도 합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아주 당당하게 요구하죠.
이번에도 규모가 제법 있어서 좀 얻어먹었습니다. ㅎㅎ




보통 공공기관에 들어가는 제안서의 목차는 이렇습니다.
 
 1. 제안의 개요
1.1 제안 목적
1.2 제안 범위
1.3 제안의 전제조건
1.4 제안의 특장점
1.5 구축전략 / 기대효과
 2. 제품의 특징 및 사양
2.1 기능 및 특징
2.2 상세사항
 3. 프로젝트 수행
3.1 설치계획
3.2 구축일정 및 수행조직
3.3 응용시스템 연계
3.4 시험방안
3.5 장애, 보안 대책 및 관리방안
3.6 프로젝트 성공요인
 4. 지원부문
4.1 유지보수 방안
4.2 기술지원 방안
4.3 교육지원 방안
 5. 제안업체 소개
5.1 회사소개
5.2 조직 및 인원현황
5.3 주요사업 실적

솔루션도입사업과 SI 사업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개 흐름은 이렇습니다.
제일 고민이 되는 부분이 바로 1장이죠. 구축전략을 잘 써야 하거든요.
나머지 부분은 다른 소스를 활용해서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나름대로 고생을 해서 많은 소스를 만들었으니 올 하반기 남은 기간에는 좀 수월하게 제안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회사가 살기 힘든 이유

IT산책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체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계속 일을 해야 하나...
특히 중소기업 아니 벤쳐기업이라 불리는 작은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한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예산을 대략 5억원 정도 설정하여 IT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각 업체들을 모아놓고 자기들이 원하는 프로젝트의 내용을 설명합니다.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1. 도입 하드웨어 :  서버 10대, 스토리지, 각종 부가 장비
2. 도입 소프트웨어 : 전자결재, 검색엔진, 데이터베이스, 메일솔루션, 각종 부가 솔루션
3. 개발기간 : 대략 5~6개월

자세히 나열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어느 기관의 어떤 사업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각종 부가 솔루션에 사실 잡다한 솔루션들이 들어갑니다.

암튼 그래서 한 업체에서 모든 것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벤더업체들이 뭉쳤습니다.
그마나 규모가 있는 업체가 주사업자가 되고 각종 솔루션회사, 중소SI 개발회사, 장비회사 들이 그 밑에서 일을 하게 되는 구조로 일단 세팅을 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가격을 맞춰야 합니다.
사업비가 5억원이지만 경쟁업체도 있으니 제안할 때 5억원을 다 제안하지 못합니다.
대략 4억 5천으로 제안을 하겠죠. 물론 경쟁사가 이 가격보다 더 낮은 금액을 써 내면 그 업체가 되는 겁니다.

일단 마지노를 4.5억으로 결정하고 각 업체별로 자기들의 마진을 고려하여 최대한 낮은 금액을 주사업자에게 제출합니다.
주사업자가 다 모아봅니다.
어라~~ 다 합치니 대략 5.5억원이 나옵니다. 이대론 사업을 진행하지 못 하겠죠? ^^;

주사업자가 각 업체들을 불러놓고 회의를 합니다.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금액을 맞추자... 라고 명제를 던진 후
각 솔루션별로 금액을 깍아내기 시작합니다.
서로 의견 충돌이 있는 건 당연하겠죠.


솔루선 가격을 1억원으로 썼던 업체가 4천만원으로 다운되고 5천만원 썼던 업체가 2천만원으로 다운되고...
몇백만원짜리 솔루션도 나옵니다.
이렇게 솔루션별로 가격을 다운 시킵니다.

하드웨어는 어떨까요?
공공기관은 특정 장비를 사오라고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CPU는 몇개, 메모리를 얼마.. 무슨 카드가 있어야 하고...
이런 식으로 적어서 줍니다.
그럼 장비업체가 맞추어 옵니다. HP로 할까? Sun 으로 할까?
그러나,, 이렇게 가격이 다운되다가 보면 HP도 아니고 Sun도 아니고 조립으로 납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품질이요? 그런거 모릅니다. 일단 수주해야 되니까요....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처음에는 제품가 얼마에 인건비 얼마라서 최소한 얼마 이상은 받아야 된다고 고집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제품가는 0원으로 치고 최소한의 인권비를 줄테니 사업을 하자..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그나마 사업꺼리가 있는 솔루션업체는 버티겠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는 울며겨자먹기로 제품가 없이 인건비만 받고 솔루션을 납품하게 됩니다.

몇억을 들여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도
몇년을 걸쳐서 제품을 만들어도 결국에는 제품가 0 원으로 모든 것이 귀결됩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업계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공공기관에서 최저가 입찰을 때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당연히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금방 망하겠죠.

기술축적!!
이런 거 못하는 업체 수두룩 합니다. 월급 주기 바빠서 아무 사업이나 따와서 인건비 주기 바쁜데 어떻게 기술축적을 하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발전하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들 입니다.

정부에서 이런 관행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고 해서 내놓은 것이 소프트웨어 분리발주입니다.
그러나 아직 효과는 미비합니다.
기술이 아닌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IT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 조금이라도 업계의 상태를 지켜보고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